2
Products
reviewed
0
Products
in account

Recent reviews by 바사인생

Showing 1-2 of 2 entries
49 people found this review helpful
3 people found this review funny
2.1 hrs on record
혹시라도 이 게임을 사실 분들을 위해서 스포일러를 최대한 배제하는 관계로 게임 내의 플롯이나 등장인물, 대사에 관해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습니다.

공허한 서사, 무성의한 전달, 평면적인 인물, 불친절한 시스템, 결국 산으로 가 버린 괴작.


총체적 난국입니다. 애초에 아무런 기대를 안 했던 게임이라 실망할 여지도 없을 줄 알았는데 오산이었습니다. 정말 놀라울 정도로 쓰레기 같습니다.

이 게임은 데모이자 본편의 프리퀄로, 본편의 스토리/시스템적 이해를 돕는 인트로/튜토리얼의 역할을 수행해야 했으나... 게임 자체의 완성도에 심각한 문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우선 사건과 배경 주제의 설명을 전적으로 등장인물들의 텍스트화된 대화에만 의존하고 있습니다. 가끔 사건과 배경의 설명을 위한 매개체가 등장하긴 하나 일회성 등장에 그치고 결국에는 이 또한 인물 간의 대화를 통한 설명으로 귀결됩니다. 그 결과 인물 간의 대화 외에는 이 게임의 배경, 사건과 문제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단서도 없습니다. 때문에 플레이어는 이 게임의 배경 사건을 '이해'하는 것이 아닌 단순히 '기억' 하고 주입당하는 수준에 그칩니다. 단순히 개발진 역량이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누구 말마따나 인디 게임이면 적당히 대충 만들어도 될 거라 생각했는지는 모르지만, 심지어 이 인물들은 대부분 일회성 엑스트라인 고로 자기 대사만 몇 마디 던지고 어디론가 사라진 후 다시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단순히 플레이어에게 배경을 설명하고 전달하는 것 외에는 아무런 목적도 가지고 있지 않은 인물들인 것인데, 이러한 설명충식 스토리텔링은 초등학생도 할 수 있습니다. 인물들의 감정선은 사건과 배경에 전혀 맞지 않고, 이마저도 인물의 대사를 통해 직접적이고 단순하게 드러내 버립니다. 전혀 맞지 않는 시점에 냉소를 띄고, 긴장감이 흘러야 할 시점에 농담을 던지며, 전투가 한창인 중에 돌연 차분해집니다. 또한 이러한 감정들이 인물의 대사에 그대로 표출되어, 플레이어로 하여금 라이트 노벨이라도 읽는 듯한 유치한 느낌을 받게 합니다. 딱 유치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인물 개개인의 고유한 인물성을 뚜렷하게 드러내기 위한 시도로 보이나 이로 인해 정작 인물성의 깊이는 사라졌고, 전달 방법은 마치 시키지도 않은 자기소개를 듣는 듯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으며, 결과적으로 스토리의 몰입감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주 주제 의식이 없는 게임은 아닙니다. 다소 식상한 주제이긴 합니다만, 이 게임은 초-중반부에선 인공지능과 인간의 공존에서 비롯되는 여러 윤리적인 문제에 관한 화두를, 후반부에선 분명 독재와 같은 부조리한 시스템 하에서 벌어지는 사회적 약자의 희생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 전자는 게임의 진행과 함께 주제 의식이 흔적도 없이 증발해 버리기 때문에 지적할 점이 없는 게 차라리 다행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후자의 이야기를 하자면, 분명 선역이어야 할 인물이 기득권과 부조리를 유지시키려 몸부림치고, 악역이 이를 타파하려 합니다. 대체 뭐가 뭔지 알 수 없습니다. 이 부분이야 본편에서 잘 풀어낸다 치고 넘어가더라도, 가장 심각한 문제는 악역이 사건을 일으키는 동기에 개연성과 당위성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악역은 이 게임의 배경 사건과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뜬금없이 나타나서 피해자마냥 분노하기 시작합니다. 악역이 악하다는 인상도 들지 않고, 행동에 대한 공감도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는 부조리를 단죄하겠다며 앞서 말한 사회적 약자, 즉 부조리의 피해자까지 함께 공격합니다. 정말 대단한 주제 전달력입니다. 물론 여기서도 설명충마냥 대화에만 십여 분을 잡아먹습니다. 스토리는 더 이상 눈 뜨고는 봐 줄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게임성이라고 부를 만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느냐 하면 그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오히려 앞서 장황하게 까댄 게임 내적 표현과 전달 방면보다도 심각한 개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실 게임 전체적으로 비주얼 노벨 스타일의 표현 기법을 차용해 게임성이란 것은 없다고 보는 것이 맞지만 튜토리얼 형식으로나마 작게 존재하는 전투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면, 기술의 쿨타임이나 커맨드 입력 정보 등을 나타내는 아주 기초적인 인터페이스조차 없어 내가 왜 공격을 하지 못하는지, 심지어 지금 이 기술은 왜 나가는지조차 알 수 없고, 턴제와 실시간을 섞어 둔 듯한 전투 시스템은 결국 둘의 장점 중 어느 하나도 제대로 살리지 못해 도대체 왜 그렇게 만들어야만 했는지 이유를 찾을 수 없었으며 고정 바인딩된 커맨드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개판 5분 전 조작감까지...정말 심각합니다. 2000년대 플래시 게임도 이것보다는 훨씬 나았습니다. 결국 이 게임은 본편 이전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프리퀄 스토리 방면으로나, 본편의 게임 시스템을 미리 체험해 보는 튜토리얼 방면으로나 완벽히 실패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데모에 불과한 이 게임을 본편과 별도로 유료 판매한다는 사실입니다. 이게 문제의 본질입니다. MGS5 그라운드 제로는 완성도라도 높았지... 2차 펀딩까지 진행해서 총 3천 만원 상당을 긁어모으고 데모판까지 유료로 판매한다는 건 그저 돈독이 올랐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차라리 얼리 액세스로 풀었으면 욕이라도 덜 먹었겠지만 좀비왕 이 양반의 SNS를 보면 애초에 그럴 생각은 없었던 것 같으니 별 의미는 없는 이야기입니다.

이 외에도 열거하기 힘들 만큼의 게임 내적, 외적 문제점들이 남아 있지만 게임의 스포일러와 연관되어 있거나 이미 논란이 많아 굳이 제가 언급하지 않아도 될 듯한 문제점들이기 때문에 생략합니다. 정말 이 게임이 궁금하신 분들은 한 번쯤 사서 1회차만 돌리신 후 환불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입니다.

힘드니까 이만 줄입니다.


P.S
채널 좀비왕 멤버 오너캐를 이스터 에그도 아니고 등장인물로 우겨넣는 건 무슨 짓거리인지 모르겠습니다. 대놓고 친목질이라도 하자는 건지 뭔지
Posted 23 October, 2017. Last edited 3 November, 2017.
Was this review helpful? Yes No Funny Award
1 person found this review helpful
1 person found this review funny
52.4 hrs on record (51.9 hrs at review time)
Early Access Review
* 현재 DayZ 개발진은 구형 엔진 기반으로 짜여진 시스템을 모두 신규 엔진 기반으로 이식하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요약: 얼리 액세스 - 절망편

모드 이식만 해 온다던 게임이 그놈의 신규 엔진 개발 병행 때문에 4년째 얼리 액세스의 늪에 빠져 있습니다. 개발진들이 프로젝트 규모를 일방적으로 이렇게 답도 없이 키울 줄 누가 알았을까요.

본론부터 시작해서, 현재 DayZ가 혹평을 받는 이유는 끔찍하리만치 조잡한 유저 경험(UX)이 무려 4년간 전혀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모드에 존재하던 플레이어 컨트롤러 문제가 4년째 전혀 고쳐지지 않아 계단을 내려가다 낙사하거나 떨어뜨린 아이템이 그대로 증발하는 버그가 출시 4년이 지난 지금까지 빈발하고, 좀비는 아직도 벽을 뚫고 순간이동을 하며 유저들을 때려잡습니다.

또한 이식 과정에서 게임성도 오히려 퇴보했습니다. 중앙경제시스템은 사과버그 없이는 굶어죽는 걸 걱정해야 할 정도로 아이템 스폰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고, 텍스트 위주의 UI는 극도로 비직관적이며, 차량의 접근성은 너무 낮아 이동에만 몇 시간이 걸리는 지루한 게임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 외에도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문제점들이 산적해 있지만, 이 쯤에서 요약하자면 현재의 DayZ는 하드코어함을 가장한 불친절한 게임입니다.


이런 모든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진이 새로운 엔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물론 게임과 엔진을 동시에 개발하는 건 상상 이상으로 복잡한 작업입니다. 하지만 유저들은 그런 체감도 불가능한 변화가 아닌, 게임 내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변화, 즉 '어? 이번엔 이게 업데이트됐네' 하는 가시적인 결과물을 원하며, 개발의 어려움을 이유로 모든 비판을 무마시키기에는 이미 4년이라는 너무 긴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런데도 게임이 개선되지 않은 이유는? 현 시점에서 개선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게임을 신규 엔진 기반으로 이식한다는 것은 곧 게임 전체를 처음부터 다시 짜올린다는 것으로, 이에는 게임 신규 개발에 준하는 어마어마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하지만 현재 DayZ는 신규 엔진 이식을 완료하지 못한 상태이며, 결국 버그 수정 등의 개선 작업은 차일피일 미뤄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내부적으로는 구 엔진으로 짜여진 시스템이 하나 둘 신 엔진 기반으로 이식되고 있겠지만 유저들이 이를 체감할 수는 없으니, 유저들의 눈에는 4년째 미완성인 버그덩어리 게임만이 보일 뿐이고 평가 또한 그와 같을 수밖에 없습니다. 신규 엔진 개발을 강행한 순간부터 DayZ의 얼리 액세스 지옥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개발진의 오판으로 인해 얼리 액세스 참가 유저들만 의문의 통수를 맞았고, 게임은 버그 수정으로 유저 이탈을 막을 수도, 개발을 빠르게 끝낼 수도 없는 없는 총체적 난국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DayZ 구매를 권장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http://steamcharts.com/app/221100 이러한 평가의 여파는 갈수록 줄어만 가는 이용자 수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유저들은 애초에 개발진이 어떻게 코딩을 하는지, 엔진으로 뭘 하는지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니즈가 충족되면 하고, 충족되지 않으면 대체재를 찾아 이탈할 뿐입니다. DayZ는 후자에 속하고요. 현재 DayZ의 이미지는 '얼리 액세스로 꿀 빨고 손 놓은 게임'일 수밖에 없으며, 이 상태로는 신규 유저 유입은커녕 개발이 완료된다고 해도 남은 유저풀을 걱정해야 할 판입니다.

결론적으로 현재로서는 절대 신규 구입을 권장하지 않는 게임입니다. 향후 DayZ가 어떠한 방향으로 개발될지는 모르지만 그와는 상관 없이 이 게임이 정상화되기에는 이미 늦었다고 봅니다. 게임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요.
Posted 16 September, 2017. Last edited 17 September, 2017.
Was this review helpful? Yes No Funny Award
Showing 1-2 of 2 ent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