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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23 Nov, 2016 @ 10:16am
Updated: 24 Aug @ 10:52pm

에일리언vs프레데터 클래식 2000은 저에게 있어 가장 소중하고 의미있는 게임입니다. 제가 스팀에 입문한 계기이기도 하죠.
어렸을 땐 너무 무서워서 1탄도 겨우겨우 깼지만 그것도 재밌다고 친구들을 집에 불러 함께 꺅꺅 거리며 한 기억이 나네요.
그래도 단순히 추억 때문에 이 게임을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 오래되었지만 분명 여전히 매력적인 게임입니다.

총으로 적을 맞추었을 때의 피드백은 아예 없는 수준이지만 적이 죽을 때 터지면서 파편과 피가 사방으로 흩뿌려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언제나 만족스럽습니다. 총으로 몸을 터뜨리고 칼날과 발톱으로 적을 토막낼 수 있으며 작살총으로 사지를 벽에 꽂아 박을 수 있습니다. 절단된 부위에서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벽과 바닥을 붉게 물드는 것도 볼거리 중 하나입니다. 치트 옵션으로 슈퍼 고어라는 모드가 있는데 피가 평소보다 많이 나오니 꼭 해보세요!

적들은 재밌는 AI를 가지고 있습니다. 흔히들 생각하는 백발 백중의 명중률이나 플레이어를 빠르게 발각하는 등의 "똑똑함"은 없지만 각 NPC마다 흥미로운 행동을 합니다.
현실의 인간처럼 어두운 곳에선 플레이어를 볼 수 없지만 빛이 있는 곳에선 플레이어를 쉽게 찾아냅니다. 플레이어를 보면 침착하게 총을 쏘는 해병도 있는 반면 어떤 해병은 너무 무서운 나머지 눈을 질끈 감고 아군이 있든 없든 총을 난사하기도 합니다. 유탄 발사기를 소지한 해병은 적이 근접하면 폭발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유탄 발사기를 버리고 권총으로 대응합니다. 인조인간은 고통을 느낄 수 없어 한쪽 팔이 잘리면 산탄총을 한 손으로 장전하거나 권총을 입에 물고 장전합니다.
과장하는 게 아니고 이것들이 전부 실제로 게임에 구현되어 있습니다. 저는 가끔 AI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구경하기도 합니다.

이 게임의 그래픽은 정말 신기합니다. 당연히 오래된 게임인 만큼 텍스처와 폴리곤은 낮지만 그 외의 비주얼은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저는 이 게임의 라이팅을 가장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조명탄, 깜빡이는 전등, 불이 붙은 NPC 등 거의 모든 조명이 동적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맵을 돌아다니면 FMV 영상을 틀어주는 모니터가 많이 배치되어있는데 영상의 빛이 3D 세계에 그대로 비칩니다. 그러니까 총을 모니터에 갖다 대면 영상의 색이 총에 그대로 비춰진다는 겁니다. 아직도 어떻게 그 시절에 이런 걸 구현했는지 참 신기합니다.
게임에 얼마 나오지 않지만 물 표현도 꽤 재밌습니다. 무려 3D 폴리곤으로 구현되어있어서 물에 들어가면 플레이어의 움직임에 따라 물이 흐르며 조명탄을 쏘면 조명탄이 물과 함께 움직입니다. 세상에, 이젠 물장난치는 것 마저 재밌다니

옛날 게임인 만큼 다회차 플레이 요소가 가득합니다. 예측이 어렵게 무작위로 생성되는 적, 보너스 캠페인, 치트 모드, 에일리언이 끝없이 몰려오는 스커미쉬 모드가 있어 저는 아직까지도 재밌게 즐기고 있습니다.

그래도 완벽한 게임은 아닙니다. 지나치게 빠른 이동속도와 코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과 같은 호불호가 큰 요소도 있습니다. 다만 적응하면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오히려 매력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건 어떤 게임이든 마찬가지겠죠 ㅎㅎ

클래식 2000은 1999년도에 출시한 오리지널 버전과 비교하면 약간의 버그가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장소에 따라 소리가 울리는 메아리 효과가 누락되었고 인간의 페로몬 색이 무작위로 나오는 버그가 있습니다.

총점: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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